오늘의 나는 아이들에게 어떤 기억일까?
영어선생님이 바뀌면서 첫날 수업 이후부터 거부감을 갔던 아이가 있었다.
적응하기 나름이겠지만 요 몇일 계속 눈가가 촉촉해져서 얘기하는 아이는 오늘도 역시 영어 수업 끝나고 와서
이런 저런 얘기를 하기 시작했다.
나는 수학 선생님이고 바뀐 영어선생님이 나름 평판은 괜찮은 선생님이라고 들었기에 누구보다 잘 적응할꺼라고 생각했던 녀석이였는데...물론 그 영어선생님을 내가 경험할 일은 없으니...
내가 해줄 수있는 말은
"그래도 적응하면 괜찮아질꺼야~ 예전에 선생님한테도 그랬을껄~"
이라는 얘기를 다시 했는데..
"선생님 왜 영어를 계속 해야한다고 얘기하시는거예요?"
라는 질문에
순간 근 1~2주를 영어를 얘기할때마다 눈빛이 촉촉해지는 아이의 모습이 다시 떠 올랐다.
많이 힘들어? 라고 묻지 못했던 내 자신이 조금 후회되기도 했다. 그래도
" 적응하면 또 괜찮은 관계가 되지 않을까~ 선생님이랑 00 처럼 지금은 서먹서먹해서 그런거 아닌가 해서 선생님도 계속 이렇게 얘기하는거지만 그래도 영 아니면 학습 방법을 바꿔야지...."
라고 얘기 하고 보냈는데
계속 많이 힘들어? 라고 물어보면서 토닥이지 못한게 마음에 걸린다.
코로나 이후에 아이들이 예전에 비해 많이 서툴어졌다.
수학 공부를 시키는 데에 서툰거보다 표현하는 방법, 조율하는 방법, 교감하는 방법이 많이 서툴어지고 있다고 느낀다.
그리고 더불어 무책임한 어른들은 아이들의 황금같은 시간을 책임감 없이 보내게 만들기도 한다.
공부방에서 아이들은 풀고 고치고 풀고 고치고를 무한 반복하기도 하고 물론 모든 공부방이 그런건 아니란건 안다.
어머니들은 웃으면서 공부방은 공부하러 보내는게 아니라서 얘기하시면 웃으시곤 기초가 하나도 안 잡혀있고 문제푸는 기계처럼 변한 아이들을 보면서 참...
그래서 아이들은 본인들이 어떤 감정인지도 잘 모르는체 스트레스 해소 방법도 못 찾으면 보내는게 많이 안타까울때가 많다.
내 수업도 역시 선생님이 리드해서 하는거고 내가 원하는 바로 만들려하고, 늘 했던거처럼 하지만
내가 하고자하는 방향이 아이들과 잘 조율이 된건지..
과연 나는 아이들에게 어떤 기억으로 존재하는걸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숙제도 많고 잔소리도 많고 나도 아이들하고 호흡하고 있는걸까?
매번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우린 2인삼각경기를 하는거야
라고 얘기할때가 많은데 정말 2인삼각인걸까?
내가 정한 학생상에 아이들을 거기로 가라고만 채찍질하고 있는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버렸다.
요근래 가장 아이들에게 하고 답답한 질문은
"그래서 어떻게 하고 싶은건데? 뭐가 어려운건데?"
라고 묻고 참 많이 답답해 했었다. 아이들은 무섭거나 혼날꺼 같거나 정말 생각이 없거나 해서 입을 닫아버린다.
돌아보면 애들이 어떻게 하고싶은지 조차로 모르고 내가 너무 무서웠을 수도 있는데 말이지.
그래도 어떻게든 잘 보일려고 노력하는데 너무 나는 채찍질만 한거 같아서...
오늘은 아이들에게 줄 초콜릿 간식을 사고 자야겠다.
이렇게 반성을 해도 수업하다보면 또 어느샌가 화내고 있을꺼 같긴 한데..
수학 원리를 알려주고 왜 배우는지 설명하는건 잘하지만 지금은 그것도 중요하고
더불어 동기부여해주는것도 중요한데.. 나에게 배우는 학생들은 동기부여가 잘 되고 있는지..?
내가 도움이 되는지..?
한없이 궁금해지는 하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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